방랑자가 두꺼운 천으로 칼날을 닦으며 못마땅한 얼굴로 창에 난 흠집을 쳐다보았다. 커다란 서류 가방 하나가 그의 발 밑에 놓여있었다.
방랑자와 족서는 버려진 지역에 돌아와 있었다. 타이탄 족서가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의 빛나는 방어구가 핏빛의 따뜻함으로 방 안을 밝혔다.
"기운 내, 친구." 방랑자가 말했다. "그 정도면 크게 나쁘지 않았어."
"수호자 세 명이 죽었어요." 변절한 빛의 운반자를 똑바로 올려보며 족서가 대답했다.
"맞아." 방랑자가 계속해서 무기를 닦으며 말했다. "먼지 구덩이에서 죽었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고스트가 실수한 거야. 굴복자는 기회만 있으면 빛을 빼앗으려고 하지. 네가 살아남았다는 건 네 고스트가 일을 제대로 한다는 뜻이야."
"이건 그냥 테스트라고 했잖아요."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나? 시련의 장? 테스트든 아니든 갬빗 프라임의 결과는 영원해."
"이 나쁜—"
"욕은 내가 전문이야. 나한테 맡겨두라고. 이쯤에서 정리하고 보수나 챙겨 가."
"당신이 도와줄 수도 있었잖아요."
깨끗하게 광을 낸 창의 손잡이 끝을 발 밑의 서류 가방에 쾅하고 놓으며 방랑자가 일어났다.
"넌 알아서 빠져 나왔잖아." 무기에 기대며 그가 말했다. "넌 도움이 필요 없었잖아."
"당신이 굴복자들을 막아줄 수 있었잖아요. 당신이 모두를 살릴 수 있었잖아요."
"그 방어구를 테스트해 보라고 했는데. 사용해 보니 어때?"
족서는 말이 없었다. "당신이 말한 대로 작동했어요." 그가 마침내 대답했다. "상대 진영에 침입했더니 방어구가 상대 은행을 잠궜어요. 은행에서 티끌을 바로 빼낼 수 있었어요, 마치 내 것인 마냥." 그가 갑판을 내려다 보았다. "우리가 은행을 깨끗이 털었어요."
"그래. 그랬지." 족서의 설명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방랑자가 말했다.
"이 장비는 모두에게 주는 거예요?"
"스스로 만들 수 있다면 엔그램 도안은 기꺼이 줄 수 있어." 그는 반쯤 미소 지었다. "네 화력팀… 편히 잠들길… 그들은 도움이 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