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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 우주 해적 시즌


I - 기나긴 항해의 시기

우리 가족은 내 이름을 "단단한 심장"이라는 뜻의 이트리익스라 짓고 거대한 기계의 그늘 아래 나를 높이 들어 올렸다. 태명은 새끼 때 강인하게 크라는 축복의 의미로 지은 것이었지만, 내가 선택하는 택명은 내 염원을 담을 것이었다. 세 번째 탈피 후 나는 "섬세한 손"이라는 뜻의 이나악스라는 이름을 택했다. 난 우리 집안에서 가장 위대한 직공이 될 거였으니까. 나는 확신했다.

그러나 우리의 세계는 멸망했다. 이후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해졌다.

목을 서서히 죄어오는 손처럼, 우리 문명의 종말은 외부에서 내부로 스며들었다.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이 도무지 현실 같지 않았다. 리이스가 몰락하고, 우리 가문은 범선에 갇혀 탈출했다. 이제 우리를 지켜줄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기나긴 항해 동안 다른 함선이 우리를 구조해주기를 바라며 오랫동안 어둠 속으로 조난 신호를 보냈다. 도움은 오지 않았다. 우리가 방문한 모든 위성의 이야기는 같았다. 황량함, 죽음, 절망. 수일의 침묵이 수년으로 늘어났다. 악명높은 파괴의 손아귀 사이로 용케 빠져나온 것이 우리 우주선밖에 없을까 나는 두려웠다. 우리가 마지막이 되는 걸까? 우리는 제발 그렇지 않기만을 바라고 또 바랐다.

별들 사이를 떠도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가문의 일원들을 잃는 사건들이 생겨났다. 나는 죽은 자들이 위안과 평온 속에 잠들 수 있도록 그들을 추모하며 최상급의 수의를 지었다. 그러나 고치실이 다 떨어진 탓에 그들을 완전히 감싸 품위 있게 보내주지는 못했다. 내 섬세한 손은 껍질에서 죽은 고기를 발라내는 데 사용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굶어 죽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 아들은 외롭고 버림받고 고통받는 세계에서 태어났다. 알을 부수어 죽은 자들을 위한 수의나 마저 짰어야 했는데. 여태 후회되는 일이다. 그때는 구세계에 대한 감상적인 마음이 컸고, 미래에 대한 쓰라린 희망이 내 품속에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이름을 따 아이 이름을 지었다. 태명과 택명의 전통이 지켜질지도 알 수 없었다. 이름을 나누어 지은들 무엇하겠는가? 무슨 의미가 있나?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가 태어난 지 몇 주 후에 죽었다. 아무도 그를 그리워하지 않았다. 그게 더 나았다. 그의 죽음은 내가 후회할 일이 아니었다.

몇 년이 흐른 후에야 겨우 다른 범선을 만날 수 있었다. 기계를 다루는 기술과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으로 명성 높던 무도의 가문 인장이 새겨져 있었다. 그들의 켈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논의하기 위해 사절을 보내는 데 동의했다. 나는 그 사절을 알았다. 어린 시절 알고 지냈던 에라미스였다. 성인이 된 후엔 아내도 생기고 아이들도 낳았다는 소식 정도만 들었다.

회오리가 그녀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기를 바랐다. 그런 걸 바라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다.

에라미스는 더 이상 내가 어린 시절 알던 순한 아이가 아니었다. 우리 범선에 올라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며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겨우 혼자서 걸을 수 있을 정도의 아이 둘을 데려왔다. 아이들은 얼마나 장난꾸러기였는지, 동그란 녀석은 에라미스가 혼을 낼 때까지 계속 큰 아이의 팔을 잡아당겨 넘어뜨리려 했다. 나도 신뢰의 증표로 아들을 포대기로 감싸 가슴에 안고 나갔다.

우리 사이의 협상은 팽팽했다. 무도의 가문은 우리와 자원을 공유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우리가 얼마나 약한지 재보러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에라미스는 우리를 쉽게 누르고 에테르를 뜯어가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는지, 나와 빠르게 "타협점"을 찾았다. 우리 범선에서 우주선 수리를 위한 재료를 공급하면, 그 대가로 저장된 에테르 일부와 함께 그쪽 인원 몇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배의 잉여 인구를 가문 사람들 앞에서 차갑고 무심한 우주에 버릴 수 없으니, 우리와 함께 죽으라고 보내는 것이었다. 에라미스가 어떻게 변했고, 어떤 이상을 따르며 살았는지가 느껴졌다. "두 손은 인사를 건네지만, 두 손은 숨겨져 있네."

불공평한 거래였다. 에라미스도 알고 있었다. "싫다면 죽음을 택해라." 그녀가 제안했다.

제안을 거절하는 내 입에서 잔뜩 겁먹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에라미스가 잠시라도 비극을 떠올리고 괴로워하기를 바라면서 그녀의 아내는 어디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녀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고, 데려온 새끼 둘을 나에게 떠넘겼다. 내가 짐작한 대로, 아이들은 그녀의 자식이 아니라 교환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할 첫 무도의 가문 일원이었다.

입은 많았지만 모두에게 돌아갈 에테르는 충분하지 못했다. 가장 쉬운 해결책은 가장 어려운 해결책이기도 했다. 우리는 다시 머릿수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