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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에피소드- 메아리
테칼이라는 이름이 초점에서 흐릿해졌다. 제멋대로 뻔쳐 나가는 미래의 미지가 무한히, 컴컴히 계속되면서 붉은 예측은 똑똑 떨어지는 기억 속으로 이르렀다.
쩍 벌어진 턱이 닫히기 전의 순간들. 현실과 정신의 대면. 육체에 탄원하는 이성.
전염병처럼 퍼지는 끌어당김에서 벗어나기엔 너무 늦었다고 온 신경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결정론적인 본능이 쿠구를 조개 괴물로 밀어댔다. 끊어졌다. 값을 치렀다. 희생의 뱃속에서 재형성되었다, 다시 값을 치렀다.
감로를 들이마시고 되뇌었다…
모든 변화는 고통일지니…
…
…거대한 산에 어둠이 내렸다.
그 산은 한 점의 굽힘 없이,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범람원이 산의 그림자를 에워싸. 그 모든 지평선을 뒤덮었다. 이끼 낀 뿌리가 점점이 찍힌 산호 숲은 붉은 모래와 옥수수 낟알의 돌로 뒤바뀌었다. 두꺼운 지열의 토사가 터무니없는 향을 내뿜는 이끼를 삼켰고, 지하로 흘러간 토사는 시트 행성을 구불거리며 잡아먹었다.
산기슭에 자리한 어느 깊은 계곡에서 쿠구 하나가 쓰러진 채 죽어 가고 있었다. 두족류의 형태 위에 붙은 두 개의 발, 뒤집힌 다리, 흐르는 덩굴 촉수 갈기, 가슴에서 뻗어 나온 앞다리 하나‥… 깊고 검은 눈은 연결성을 비추었으나ㅡ 또한 원초적이며 홀로 방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테후나:외로운 울부짓음:소멸:옛 공포:함께 진 짐:
그 쿠구에겐 더 이상 다리를 움직일 여력이 없었지만, 핏속의 무언가가 그것을 거대한 연체동물의 아가리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그 거대한 턱이 다물어지자, 흐느적거리던 촉수 갈기도 잠잠해졌다. 유해는 얕은 물에 잠겼다. 생명이 육체를 떠났다가 다시 합쳐졌다. 그리고 조각나고 부서졌다가, 섞이고 얽혔다. 부패 그리고 잉태. 죽음의 숲이 깨어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테후나의 부패가 씨를 뿌린 숲은 산 아래 어두운 못의 물을 마셨다.
토사와 얕은 물에서 다섯이 탄생했다. 그들은 얼마간 밝게 타오른 후, 이내 빛을 잃었다. 다섯이 노쇠해졌을 때, 그들은 죽음의 숲으로, 거대한 연체동물에게로 돌아왔다. 그리고 짐승의 아가리로 밀려 들어갔다. 그들의 살점은 휘돌며 감로가 되었다. 그들은 숲에 다시 새로운 씨를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