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요청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오퓨커스는 그 자리에서 부드럽게 몸을 돌렸다. "그렇대도 그를 봐주면 안 되죠."

"이건 심문이 아니라 평가야." 아이코라는 팔을 꼬고 싶은 충동에 굴복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무슨 말인지 알잖아."

아이코라는 부드럽게 한 숨을 쉬었다. 모든 것을 고려해보면, 그의 말이 맞았다. "그럴 생각은 없어. 그리고... 사바툰의 속임수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나에 대한 의심도 동등히 존재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

"우리는 그의 상태를 꿰뚫어보지 못했어요." 오퓨커스의 정정은 이전만큼이나 확고했다. "그건 어느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복잡한 실패의 연속이었어요."

아이코라는 고개를 저었다. "사기라가 살아있었다면 그렇게 성공적으로 사칭할 수 없었을 거야."

상실감이 크게 울려퍼졌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시부 아라스가 여동생에게 호의를 베푼 셈이지." 아이코라가 말을 마쳤다.

"네, 슬픈 일이죠..."

말하지 않은 무언가가 맴돌았다. "하지만?" 아이코라가 물었다

"하지만," 오퓨커스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당신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걸요. 아주 잠깐 말이에요. 화성의 유물에 그녀의 의체를 가져왔을 때..."

"희망을 품었던 순간이 -아주 잠깐- ...있었지." 아이코라가 동의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희망은 종종 지혜를 따르지 않으니까요." 오퓨커스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의 말을 정정했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지만, 아이코라는 자신의 실패에 관대해지기 힘들었다. "세상의 모든 희망은 현실을 바꿀 수 없어. 어둠의 유물은 대부분이 빛으로 이루어진 고스트를 복원할 수는 없을 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사기라가 오시리스와 함께 다시 깨어나서, 지난 몇 달을 씻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들의 문제들은 절대로 쉽게 해결되지 않잖아요." 오퓨커스가 말했다만, 퉁명스레 얘기하진 않았다. 그는 아이코라의 반짝이는 완장 바로 위쪽, 어깨에 부딪힐 정도로 가까이 다가갔다

아이코라는 몸을 기대었다. "거짓말. 에바 레반테는 완벽하게 해결 가능한 문제를 주는 걸."

약간의 웃음이 터졌다. "과연 목격자가 여명을 두려워하는지 알아볼까?"

그 생각에 거의 비명에 가까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의심스럽지만," 아이코라가 생각했다. 하지만 머릿속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어쨌든 난 오시리스와 단 둘이 얘기할거야, 기록은 네가 볼 수 있겠지만. 내가 놓친 것을 네가 발견해 줄 거라 믿어."

오퓨커스는 조금 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어쩌면 그가 다시는 현장에 나갈 상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수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