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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
"슬론?"
자발라 사령관의 목소리가 울렁울렁 일그러졌다. 마치 물속에서 말하는 것 같았다. 섬찟한 느낌이 슬론의 등골을 타고 내려갔다.
정확히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진 모르지만, 자신이 오랫동안 실종되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타이탄이 사라지고, 곧 시어칸의 내부 크로노미터에 문제가 생겨 더 이상 시간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슬론은 타고난 감각에 의지하여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세상은 그녀 없이 흘러갔다. 그건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발라가 전한 내용은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자발라의 말이 마치 연이은 파도처럼 밀려와 그녀를 덮쳤다. 균형을 잃게 만들고 물속에 가라앉히겠다고 협박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시공. 카이아틀. 빛의 가문. 사바툰. 빛의 군단. 네오무나.
…아만다.
슬론의 기억이 붉은 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갔다. 홀리데이의 매가 하늘을 날아다닐 때 서로 던지던 콜사인과 농담. 출격 사이사이 즐기던 잡담. 총소리와 제트 엔진의 굉음 사이사이 찾아오는 조용한 순간과 웃음을 나누던 일들. 조금씩 조금씩, 대리석을 깎아내듯 다듬어간 둘의 우정.
아만다는 언제나 두려움이 없었다. 가장 먼저 나서고, 마지막으로 돌아가는 사람이었다.
왜 항상 그렇게 빌어먹을 영웅으로 살았던 걸까.
"슬론." 자발라가 다시 불렀다.
그녀는 자신이 주먹을 세게 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떨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슬론의 눈이 다시 한번, 사령관의 눈과 마주쳤다.
그는 자신이 기억하던 모습과는 달라진 듯 보였다. 그의 눈은 더 깊어졌고, 현명해졌으며, 그녀를 방심하게 만드는 무언가로 가득 차 있었다.
저 눈빛은… 동정일까?
그에게는 보일까? 뱃속에서 커져가는 수렁과, 그녀를 통째로 삼키고자 입을 벌리는 균열이. 그가 그녀의 결의를 의심할까? 과연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의무를 다하여 다른 이들 대신 다시 전선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녀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을까?
약점을 간파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