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이 워록을 광기로 몰아넣는가?
고스트들은 부활할 자로서 전투에 능하고 영웅적인 면모를 지닌 존재를 선택한다. 천성 때문이건 상황 때문이건 그들은 어둠과의 전투에 뛰어들고 이를 통해 빛을 다루는 방법을 익힌다. 하지만 워록은 태생부터 또 하나의 전쟁, 바로 내면의 전쟁을 겪는다. 이는 수호자가 자신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채로 싸우길 원하는 세계를, 비밀로 가득 찬 이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전쟁이다.
너는 강인한 전사였다. 난 네가 여섯 전선 전투에서 싸우는 것을 보았고, 비록 정교협약파가 네가 서툴기 그지없는 고스트에 의해 인간의 형체를 갖추었을 뿐인 황금기의 실험체라며 그 증거가 되는 기록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와중에도 너를 선봉대장으로 추천하는 세인트-14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세인트-14는 네가 그저 모호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일 뿐이라고 장담했다.
나는 네가 공격전 임무들과 해독가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비생산적이고 고된 회의에 점점 지쳐가는 것을 지켜보았고, 바로 그때 너를 거둬들였다. 너에게서 우리의 미래를 보았다. 하지만 너의 호기심은 지독히도 탐욕스러웠다. 한 수호자의 인격과 기억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그들의 고스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가? 혹 수호자들은 지휘에 따르고, 불확실한 대가를 약속하기만 하면 그 상대가 누구건 따르고자 하는, 마치 눈먼 협객과도 같은 특성을 기본적으로 모두 지니는 것인가? 여행자는 너희 모두를 살아있는 무기로써 만들어낸 것인가?
인정하지. 나는 네가 제기한 의문들이 실로 불성실하며 이 도시가 가장 약해진 시기에 우리의 결속을 깨트릴 분란을 일으키고도 남으리라 우려했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인 여행자에 집중하기에도 모자란 때에, 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가?
그리고 이는 점점 악화할 뿐이었다. 죽음탐사에 아함카라 전설을 파고들고, 쥴과 아홉의 속임수를 쫓으며 비행선 한 척도 아쉬운 상황에 리프와 그 너머로 탐사대를 보냈다. 네 여정은 수호자들을 각각의 이념을 따라 갈라놓았다. 그게 네가 저지른 가장 큰 죄악이다. 헌터는 피난민들을 보호하는 대신 너의 이상을 좇길 택했고, 타이탄은 몰락자들을 몰아내는 대신 팀을 이루어 전설 속 유리금고로 향했으며 워록은 여행자를 연구하는 대신 네 궁극적인 집착.... 어둠의 본질을 배우려는 움직임에 찬동했다.
논쟁은 싸움이 되고 싸움이 곧 악감정으로 자리 잡았을 때, 나는 비로소 네가 자신들이 왜 싸우고 있는지,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어떻게 승리할 것인지 알고자 하는 수호자들을 끌어들이는 하나의 우상이 되고 말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네가 어디로 향했는지 여태 알아내지 못했음에도 더는 수색을 위해 고스트들을 보낼 수 없다. 일부는 네가 죽었다거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곳에서 답을 찾기 위해 어떻게 그곳으로 향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벡스 차원문 네트워크를 탐색할 방법을 알아냈고 수호자들은 시물레이션될 수 없으며, 여행자는 존재의 실현자이자 일종의 신 인큐베이터일지도 모르고, 벡스는 '모든 실현 가능한 현실의 최종상태'를 구현하기 위해 복수의 집단으로 나뉘었다는 이론들을, 그 근원에 도달하기 위한 발견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나는 톨란드가 군체에 그러했듯, 너는 벡스에 완전히 집착하게 된 게 아닐지 우려된다. 네가 남긴 구덩이와 군체의 죽은 왕들에 관한 도무지 믿기지 않는 예언들을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크로타에 대한 예언 또한.
샤크스 경이 그림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눈을 깜빡이지도 않는 워록들로 이루어진 화력팀을 만났다는 이야기도.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숨겨진 궤도를 따라 리프로 흘러 들어가는 도약선에 대한 이야기도. 그리고 물질 엔그램에 숨겨진 의문들과 먼 전장에서 해독되는 해답들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들었다.
여전히 저 밖 어딘가에 네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게 네게 전해진다면,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너의 이론들을 듣길 희망한다.
어쩌면 워록을 광기로 몰아넣는 것은 진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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