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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


대참사에 대해

폐하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그것은 지금껏 내내 등잔 밑에 있었습니다.

달 표면 아래 깊은 곳에 무언가 숨어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것입니다. 여왕 폐하께서 설명하신 것과 유사한 피라미드를 찾아냈습니다. 우리가 추적하던 것입니다.

피라미드가 오래전 잠겨 버렸다고 생각했던 제 머릿속 상자를 열었습니다. 그 안에는 무시무시하고 가슴 아픈 내용물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수 세기 전 묻혀 버린 기억을 마주해야 합니다. 사람, 장소, 사악한 생물들. 모두가 제 의식의 전면으로 뛰쳐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제게 영향을 준다면 우리가 지키기로 맹세했던 사랑하는 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그날 밤의 이야기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하늘은 초록색으로 불타오르고, 천둥이 포효하며 어둠을 가르고, 희망의 포식자가 아군 병력을 갈가리 찢던 그 밤. 무자비한 군체 공작 크로타는 어둠의 대장정에서 여행자를 쫓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행성을 도륙했습니다. 모두 자신의 아버지이자 굴복자의 왕인 오릭스의 이름 아래 저지른 만행이었지요.

전 군체에게서 달을 되찾으려던 선봉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대참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수천 명의 목숨을 헛되이 잃었습니다. 그와 같은 비극이 다시 반복되려는 건 아닐까 두렵습니다.

이제 군체가 달 전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이거나, 그게 아니면 또 다른 은밀한 계략을 실행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든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야 합니다. 어둠과 맞설 전투에서 아군 승리의 열쇠가 될 무언가를 그곳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너무나도 중차대한 일이기에 군체가 우릴 방해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이건 우리의 사명입니다. 운명이 절 이곳으로 이끌었습니다. 우리가 바로잡아야 합니다.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만, 다른 대안은 없습니다. 모든 수호자가 힘을 합쳐 싸워야만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악몽에 대해

아이코라,

악몽은 우리의 정신으로부터 직접 추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혼란을 초래하기 위한 파괴적인 현신으로 과거의 외상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합니다. 우리가 한때 알았던 삶을 보여주면서 우리 정신에서 파고들 틈을 찾고, 그렇게 가장 취약한 지점을 공략합니다. 이렇게 우리 감정을 공격하는 것은 우리와 우리의 사명감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전 흔들리지 않겠습니다. 감정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이 악몽이 휘두르는 힘을 모두 이해할 수 없고, 심지어 그걸 정말 극복할 수 있을지조차 확실치 않지만, 꺾지 못하는 적은 아직 만난 적이 없습니다.

왠지 우리가 누군가의 장난에 휘둘리고 있다는 느낌을, 이런 악몽이 단순히 우리의 목표를 저지하기 위한 장애물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지키고 있는 것에서 눈을 떼면 안 됩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 또 싸우고 극복하려는 우리 의지에 의문을 품기를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탈출한 후로 지금껏 오랜 시간을 어둠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 사건을 극복하면서 강해지기까지 제가 치러야 했던 대가는 절대로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피라미드가 정녕 우리를 시험하고 있는 거라면 우리가 그 도전에 당당히 맞설 자격이 있음을 조만간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