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나는 우리의 사냥감을 은신처에서 몰아냈다. 이번만큼은 크로타 때와 같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 우리는 우리의 악몽이 다시 태어나는 것을 마주할 것이나, 우리는 이미 이전에도 여러 악몽들을 처치하지 않았던가.
우리의 진정한 적은 이 곳에 무언가를 남겼다. 감시하고, 또 속삭이기 위해 묻어둔 것이다. 내가 그 단서들을—실패한 황금기 탐사 기록을 수집해 두었다. 그들은 그들이 발견한 게 무엇인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그들의 암호화 능력은 네 고스트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배울 수 있는 것을 배우도록 해라, 신속하게 움직여라. 군체 또한 이 힘에 매료되어 있다—군체를 매료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죽음을 의미하지. 그들의 계획이 무엇인지 알아내라, 그러면 우리가 그들의 기도를 영원히 침묵시키리라!
방금 그건, 옛날의 에리스 같지 않았나? 우리를 상처입히는 것들은 다시, 또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행동하는 명료함,
에리스 몬
—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그러면 모든 것에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그건 SUECABAO의 시뮬레이터에 있는 내 스승이 내게 몇 번이고 가르쳐 준 교훈이었다. 그녀는 세 번째 단계의 아나함 승려였으며, 티베트의 신(新) 분별설-상좌부 소속이었다(티베트에 있는 새롭고 비정통적인 분파로서, 고대 인도와 스리랑카에 뿌리를 두었었지). 만약 공기와 명상 외에 필요한 게 생기면, 절대 인정하지 않을 사람들이었다. 그럼 그녀는 왜 날 그렇게나 잘 가르쳤을까? 누구에게든 아무 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나는 종종 그녀가 나를 왜 그렇게나 괴롭혀댔는지 궁금해하곤 했다; 내 졸업 점수는 반에서 2등이었지만, 맨 처음의 나는 반의 누구보다도 낙제생에 가까운 상태였다.
내 생각엔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게 그녀 나름의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그곳에 내가 있었다, 지혜의 집에서 이제 갓 나온 데다가 60세도 채 되지 않은, 젊은 쿠앙 쉬안이. 수많은 진실과 지식들과 우발적 가능성으로 가득차 손 끝이 다 얼얼할 정도였었다. 나는 내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는 줄로만 알았고, 그녀는 그게 아니라는 걸 기가 막히게 증명해내곤 했다. 지금도 나는 손가락 관절을 문지르는 습관이 있다. 시뮬레이터의 딱딱한 스위치로 인해 피부가 벗겨지곤 하던 곳이다. (한번은 새해 전야에 손가락 관절을 문지르다가 고모한테 들킨 적도 있었다. 고모는 그게 발진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설거지거리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금지시켰었다.)
스승의 말에 따르면, 지혜의 집은 특히 수학과 논리에 뛰어났다; 이슬람은 우리에게 대수학을 남겼고, 우리는 아라비아 숫자를 쓰니까. 슈라 협의회(*슈라: 이슬람 공동체의 의사결정 방식)의 인증을 받은 사령관들이 전 태양계에서 가장 뛰어난 조종사가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숫자 0은 불교에 속한다. 이게 바로 네가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야, 쿠앙 쉬안, 그러면 모든 것에 준비되는 거지. 사티-인증을 받은(*사티: 불교의 명상 훈련에서 말하는, 내면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관찰 수행) 사령관에게 가장 중요한 필수 기량은 내적인 무(無) 상태이다. 마치 양자 진공처럼, 텅 비어 있으나 한편으로는 가능성으로 가득 차서 포화된 상태인 것이다.
기대하는 습관을 버려라, 쉬안. 항상 준비되어 있는 법을 배워.
내일 우리는 발굴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가 감지했던 "초-공간적" 활동이 무엇인지는 이해할 수 없지만, 클로비스 브레이 과학자들이 말하는 "칼라비-야우 6공간체에 울려퍼지는" 송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쩌면 이걸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지도 모른다. 나는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준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