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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
"졸리온, 들어봐." 울드렌 소프가 속삭였다. "같이 검은 정원에 가자."
"아, 그렇습니까?" 까마귀 사이에서 저격수, 정찰병, 이야기꾼으로 유명한 '깃촉' 졸리온 틸이 울드렌의 곁에 엎드려있었다. 틸은 본인 신장의 배에 달하는 깔끔하게 손질한 패권 소총을 어깨에 견착한 상태였다. "아무렴 우리가 같은 욕조에 들어가서 토성 위를 떠다닐 거란 얘기도 돌던데요."
"진지하게 한 말이야, 졸."
"그대로 화성까지 가시면 먹은 진지가 체해서 돌아가시겠네요. 하하하하. 목표 거리 2,900미터. 풍속과 풍향?"
"풍성 21kph, 자네 기준으로 3시 방향. 북쪽에서 2도 어긋났잖아. 안그래도 보고 있었습니다. 진짜예요. 같이 가자니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걸."
"후회도 살아있어야 할 수 있는 겁니다! 발포 준비됐습니다."
"쏴버려." 울드렌이 말했다. 패권의 총구가 불을 내뿜자 그 반동에 졸리온의 어깨가 들썩였다. 울드렌은 명중했는지 굳이 확인하지도 않았다. "큰 임무에 나갈 때마다 항상 함께했잖아, 졸. 자네가 없으면 안 돼. 그리고-" 울드렌이 손을 펼쳐 배출된 탄피를 드러내 보였다. 뱀처럼 빠른 속도로 공중에서 낚아챈 것이었다. "우리가 손쓰지 않으면 다른 수호자들이 나설 거야. 그렇게 되면 마라 누님이 까마귀의 일까지 그 작자들에게 맡기겠지."
졸이 오른쪽으로 몸을 뒤척여 울드렌을 응시했다. 까마귀의 지배자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깃촉; 졸리온 틸은 실눈을 뜨고 한 손으로 탄창멈치를 '탁' 쳤다. 그러자 울드렌이 빠져나온 탄창을 낚아챘다. "누님분을 아주 쏙 빼닮으셨군요." 졸리온이 한숨을 내쉬었다. "차이가 있다면, 여왕님은 그런 치사한 짓을 할 때 그리 크게 웃진 않더라고요."
"내가 집안의 좋은 점은 다 물려받아서 말이야." 울드렌은 졸이 노리쇠를 움직여 약실에 들어간 탄환을 사출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이 소소한 줄다리기는 대개 울드렌의 승리로 끝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따금 졸이 반전을 일으킬 때도 있었다. "지금까지 정원에 들어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 안에 뭐가 있을지 상상해봐."
"이름 없는 괴물들이 있겠죠?"
"지어준 사람이 없으니 이름 없는 괴물 아니겠어, 졸?" 아무도 들어가 본 사람이 없다니! 궁금하지 않아?
"아뇨. 대공님의 누님께서 금지하셨는데 궁금할 턱이 있겠습니까, 울드렌 님."
"그러니까." 울드렌이 운을 띄웠다. "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거야." 게다가 각성자 백성들도 이런 손에 땀을 쥐는 무용담에 필시 흥분할 것이고 말이다. 마라는 백성에게 있어 영웅이란 존재가 얼마나 큰 의의가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여왕은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그치지만, 영웅은 어떠한가? 그 영웅이 원하는게 무엇이고 언제 이기고 졌는지가 훤히 드러나지 않던가.